앞선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사실 공황장애에 대한 일반서적들은 많이 출판되어 있다. 당장 교보문고 사이트에서만 검색을 해봐도 122건의 전문서적들과 치료를 위한 교재들이 나와 있다(2019년 3월 초 기준). 대부분 심리학자들이나 정신과 의사들이 기록한 글이다. 그러나 이것을 종교 카테고리 안에서 검색해 본다면, 얼마 전 스님이 쓴 참선 책 한 권(3월 9일 출판 예정이라고 함)만이 검색될 뿐이다. 즉, 그동안 기독교 서적 내에서는 아무도 이 주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독교 내에서는 아무도 공황장애에 걸린 이들이 없단 말인가? 기독교 목사들은 모두 믿음이 좋기 때문에 마음이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 본인이 치료를 위해 다녔던 몇몇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목사들 중에서도 많이 발생되는 질병이라고 한다. 실제로 본인도 주변의 여러 목사들이 저마다 한 두번쯤은 공황장애를 경험했거나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성도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본인이 공황장애 치료 차 사역하던 교회를 사임하게 될 때에도 그 사정을 안 여러 성도들이 내게 찾아와 ‘커밍 아웃'을 했다. 자신도 그렇다고... 그러나 기독교 내에서는 누구도 쉽게 이 병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 병을 오해하며 ‘믿음’ 과 ‘기도’라는 말로 막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 말에 대해서 본질적으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말을 듣게 되는 사람, 다시 말해 공황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더 가혹한 말이 없다는 사실이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칼럼에서 좀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균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균형은 '왜 우리는 믿음이 있으면서도 마음의 병에 걸려있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의 의지나 성품 - 자율신경계가 무너진 이상 우리의 의지나 성품은 이미 우리의 통제를 벗어났다 - 이 아닌 하나님의 큰 손 안에서 이 질병을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더 큰 시각으로 아픈 나(또는 이웃)를 바라보는 것이다.
- Danny. K
'공황장애 관련 영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황장애 10년 차 환자가 말하는 [공황장애 미투] 4탄 - “공황장애가 광장공포증(폐소공포증)을 만났을 때” (0) | 2019.05.24 |
---|---|
공황장애 10년 차 환자가 말하는 [공황장애 미투] 3탄 - "공황장애는 믿음이 없어서 걸리는 병인가요?" (0) | 2019.05.14 |
공황장애 10년차 환자가 말하는 [공황장애 미투] 2탄 - “방법은 나도 알고 있어요” (0) | 2019.05.07 |
공황장애 10년 차 환자가 말하는 [공황장애 미투] 1탄 - “주변에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0) | 2019.04.29 |
공황장애에 대한 칼럼(1) - "당신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0) | 2019.04.12 |